하지만 학교로 돌아와 보니, 친구들은 이미 각자의 위치에서 경력을 쌓아가고 있었습니다. 스스로 결정한 선택이기 때문에 후회는 없었지만, 그럼에도 홀로 덩그러니 남아있는 기분만큼은 사라지지 않았어요. 시간이 흐를수록 그 불안감은 저를 갉아먹었습니다. 혹시나 취업 시장에서 내 경력을 두고 ‘여행은 좋았겠지만, 실무 경험이 부족하네요.’ 같은 냉정한 시선을 받으면 어떡하지? 같은 막연한 두려움이 저를 덮쳤습니다.

 그런 불안한 나날을 보내던 중, 엄마와 오랜만에 전화를 할 일이 있어서 근황을 주고받다가 이 불안함에 화풀이하듯이 괜히 엄마에게 화로 가득 찬 넋두리를 뱉었습니다. 그렇게 20분 정도 넘게 말없이 듣고 있던 엄마에게 ‘왜 아무런 반응이 없어?’라고 물어보았습니다. 그러자 엄마가 이렇게 말했어요.

 ‘잘하고 있네’

 몇 초의 정적이 흐르던 중, 눈시울이 점점 붉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 목소리에는 단단한 믿음과 따뜻함이 깃들어 있는 것 같았어요. 저는 그 순간 깨달았습니다. 저를 흔들었던 불안함은 사실 제가 멈추지 않고, 안주하지 않으며 성장하려 노력한다는 신호였다는 것을요. 이때부터 마음속에 불안이 자리할 때마다, 속으로 ‘잘하고 있네’ 라는 주문을 몇 번이고 되뇌어 봅니다.

 여러분이 느끼는 불안 역시 마찬가지일 거예요. 흔들림을 외면하지 않고 그 감정을 마주하고 고민하는 것 자체가,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고 있고, 잘하고 있다는 증거겠죠. 제가 마음에 간직한 다섯 글자처럼, 여러분도 흔들림의 순간에서 중심을 다잡아주는 ‘나만의 주문’이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