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겐 꽤나 다양한 취미가 있습니다. 독서, 향수 수집, 애니메이션 시청, 각종 덕질을 하며 스트레스를 풀고는 합니다. 하지만 제 취미에는 비용이 많이 든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직접 몸을 쓰는 취미에 비해 현물로 존재하는 것들을 모으는 취미이기 때문이겠죠. 비용이 많이 든다고 해도 차곡차곡 쌓여가는 책꽂이나 장식장을 바라보면 마음이 가득 차는 듯한 안정감이 느껴지니, 쉽게 포기되지 않게 됩니다. 오히려 모으다보니 더욱 더 욕심이 커지는 것 같기도 하네요. 

 가볍게 취미와 관련된 소유욕으로 시작해 봤지만, 세상엔 다양한 소유욕이 존재합니다. 직접적인 물건에서부터 재화, 인간관계에 이르기까지 말이죠. 무엇이든 적당한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는데, 저는 가장 중용을 지키기 어려운 것이 소유욕이라고 느낍니다. 각자가 생각하는 적당함의 선이 천차만별이라 비판을 하기도, 존중을 하기도 어렵습니다. 게다가 소유욕은 견뎌내기가 워낙 어려워서 제한 없이 커져가기도 합니다. 어느 정도 모았다고 생각했지만 결국 누군가는 당신보다 더 많은 걸 갖고 있을 거니까요. 만족을 위해 가지려 노력하지만, 오히려 만족을 못 하게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마주하게 됩니다. 

 소유욕은 비교에 의해 더욱 비대해졌습니다. 결핍으로 인해 생겨난 욕망이 주위의 사람, 혹은 모르는 사람과의 비교를 통해 점점 커져가는 것이죠. 나보다 더 좋은 차, 좋은 집, 좋은 배우자, 더 많은 돈. 삶의 기준이 자신이 아닌 타인에게 있기에 더욱 갈망하게 됩니다. 그리고 대부분은 이것이 옳지 않다는 것을 앎에도 주체할 수 없이 커져가는 욕망을 떨쳐내는 것을 두려워합니다. 소유욕이 없이는 자신을 채워나갈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죠. 

"사람은 아니지만 저희집 강아지요. 물론 애교 부리거나 저를 무조건적으로 따르는 모습을 보면 너무 귀여워서 저절로 사랑의 감정이 생기지만요. 어릴 적 배변 교육을 못 해줘서 아무데나 똥오줌을 싸거나 분리불안이 극심한 모습을 보면 이 아이를 사랑해야만 한다고 느껴요. 얘가 죽을 때까지 책임지고 싶거든요."

"나의 아내와 아들, 우리 부모님, 장모님과 처제, 누나 가족들, 우리 직원들, 직원의 가족들, 매일 뵙는 많은 고객들. 그들에게 어떻게 하면 적극적인 호의를 보여줄 수 있을지 요즘 고민이 많다. 살아보니 사랑을 받는 위치에서 사랑을 표현하고 행동해야 할 나이가 되었다. 결국 죽기 전까지 나와 옷깃을 스칠만한 사람에게도 친절함을 보이는 것, 그게 핵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