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느덧 한 해의 마지막 달인 12월이 되었습니다. 2024년이라는 단어에 이제야 익숙해진 것 같은데, 다시 새로운 숫자에 익숙해져야 하는 시간이 다가와 버렸네요. 2024년을 맞이하고 세워둔 목표를 어느 정도 이루셨나요? 항상 신년이 다가오면 이번만큼은 꼭 이뤄내야지 하는 것들을 써 내려가지만 결국 완벽히 이룬 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계획 없이, 흘러가다 마주한 일들이 잘 마무리된 것 같아요. 저는 굉장히 계획적인 사람이지만 이번 연도는 상당히 무계획적으로 살았습니다. 그 덕에 새롭게 경험한 것들이 많아서 꽤나 나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전 평소에 목적지가 있다면 그 무엇도 둘러보지 않고 앞만 보고 직진하는 스타일인데요. 실제 길에서든, 어떤 목표가 있을 때든 목적지만을 향해 가느라 쉰다거나 여유로운 마음을 갖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연도는 무어라 거창한 계기가 있었던 건 아니지만 우연찮게 여유를 가질 시간들이 생겼습니다. 제대로 된 ‘휴식 시간’이라는 걸 너무나 오랜만에 마주한 터라 처음엔 낯설었고 오히려 스트레스까지 받을 정도였습니다. 어떻게 쉬어야 하는지 몰랐기 때문이죠. 

 그러다 주위에서 들려오는 몇몇의 조급해하지 말라는 공통된 조언에 그때부터 여유라는 단어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진정으로 마음을 놓고 제가 행복해지는 것에 집중하니 오히려 다른 일들도 잘 풀려나가더라고요. 이때 깨달았습니다. 너무 빡빡하게 살아가는 것보다, 어느 정도는 스스로에게 관대해야 계획한 것들이 잘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을요. 

"20년은 더 된 어린 시절에 밤늦게 친적집에 도착했던 날이었어요. 어두운 시골이었는데 그날은 너무 밝은거예요. 조명을 켜놓으셨나 했는데 달빛이었어요. 그걸 보면서 '어.? 달이 저렇게 커도 되나?' 생각했던 기억이 나요 제가 본 어떤 달보다 크고 밝았답니다. 아마 슈퍼문이었겠죠? 그 뒤로도 슈퍼문 종종 보지만 제 기억 속 그 달만큼 크고 밝지는 않답니다."

"2017년7월31일 부모님과 함께 했던 약 34일의 미국 여행, 마지막 밤에 시카고 전망대 카페에서 칵테일 한 잔씩하며 봤던 밤하늘이 생각나네요. 감히 제 인생에서 가장 잘 한 일이라고 자부할 수 있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때의 밤은 평생 잊지 못해요. 살면서 다들 그런 밤 하나씩은 갖고 살아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