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너무나 빠르네요. 벌써 1월의 중순이 되었습니다. 요즘 저는 제 속도 모르고 흘러가는 시간에 휩쓸려 꽤나 수동적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시간이 흐르며 어른이 되어간다는 것이 이렇게나 무정한 일의 연속일 줄은 몰랐네요. 어렸을 적에는 기쁠 땐 웃고 슬플 땐 울고 화날 땐 화낼 수 있었는데, 어른이 되어가면서 감정을 감정 그대로 표현하기가 쉽지 않아지는 것 같습니다. 혼자만 살아가는 세상이 아니라는 걸 인지하고 있기에 감정을 눌러두는 일이 점점 잦아지게 되더라고요.

 제게 감정이란, 후회를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워낙 감정에 잘 휘둘리는 편이라 기분이 좋을 땐 한 없이 행복해지고 슬플 땐 한 없이 우울해집니다. 그래서 후회가 되는 상황을 자주 맞이했었죠. 너무 기뻐서, 너무 슬퍼서, 너무 화가 나서 충동적으로 벌이는 일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다양한 감정들을 반 정도는 누르고 살아갑니다. 100의 감정이 느껴진다면 50정도로만 표현하는 거죠. 그래야 뭐든 적당히 잘 묻어가게 되는 것 같습니다. 사실 요즘은 너무나 기쁘지도, 우울하지도 않은 날들이 이어져서 예전보다는 안정적인 감정들을 잘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이것이 커다란 불운의 전조일까봐 조금 두렵긴 합니다만, 이런 순간들을 앞으로도 이어나가고 싶네요. 가능하다면요.

 앞서 말했던 대로, 어른이 되어갈 수록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쉽지 않아졌습니다. 누군가를 마주해서 대화를 할 때에도 ‘어른스러워야 한다’라는 사회적 압박 때문에 혹은 덕분에, 이성의 끈을 놓지 않으려 노력하는 것이죠. 

 다만 과하게 감정을 억누르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자신도 모르게 엉뚱한 곳에서 표출될 수 있기 때문이죠. 이 현상을 가장 많이 느끼는 곳이 인터넷입니다. 사람들은 적절한 감정을 담은 대화를 하는 것에 어색해졌고 그것들이 쌓이고 쌓이다 익명의 이름으로 모든 것을 쏟아냅니다. 인스타그램 속 10개 게시물 중 5개 이상에서는 항상 댓글에서 싸움을 하고 있더라고요. 싸움이 너무 쉬워진 세상이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