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은 사람의 감정을 다룹니다. 작품 안에 사람의 감정을 녹이기도 하고, 작품을 감상하는 사람의 감정을 뒤바꾸기도 합니다. 

 예술은 인간이 만들어낸 것 중 가장 아름다운 것입니다. 그렇기에 인간의 한 부분은 꼭 담겨있고, 그렇기에 예술에 감응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일생을 살아가며 단 한 번도 예술을 접하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집 안에서든 밖에서든 음악과 미디어, 글을 읽을 수 있는 시대가 되었으니까요. 심지어는 집안일을 하며 흥얼거리는 것또한 일종의 예술이기에, 인간은 결코 예술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그렇다보니 사람들은 종종 이런 질문을 합니다.

 “인생 영화, 혹은 음악, 책이 있으신가요? 그리고 그건 무엇인가요?”

 이 질문에 답을 하기까지 시간이 다소 걸릴 순 있지만 답을 하지 못하는 사람은 몇 없을 것입니다. 

 저는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인생의 반 이상을 차지한 예술이 있는데요. 바로 책입니다. 어렸을 적부터 독서를 꾸준히 해오다보니 어른이 된 지금까지도 책을 아주아주 가까이 두고 산답니다. 글을 자주 접해서 그런지, 지금은 이렇게 글도 쓰고 있네요. 

 대학생 시절 한 프로그램으로 해외여행을 간 적이 있었는데, 그때 만난 책이 있습니다. 굉장히 유명한 책이라 아는 분들이 많으실 것 같은데요. 무라카미 하루키의 «노르웨이의 숲»입니다. 저는 이 책을 통해 하루키를 알게 되었고, 이 책 이후로 하루키의 책을 대부분 섭렵해 나가고 있습니다. «노르웨이의 숲»을 통해 장르 취향도 알고, 그러다보니 인생에서 추구하는 바까지 깨닫게 되었네요.

 오늘 줄거리를 소개해드릴 마음은 없습니다. 줄거리 보다는 제가 작품을 마주한 저의 모습을 통해 여러분이 호기심을 갖길 바라니까요.

 하루키의 책, 특히 소설에는 비현실적인 요소가 빠지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마냥 판타지라고 하기엔 배경은 현실로 설정돼 있습니다. 하루키는 탄생, 삶, 죽음, 그리고 이것들에 대한 의지 등 인간에 대한 근본적인 욕구와 고통에 대해 주로 다룹니다. 비현실적인 요소와 근본적인 소재가 만나 상당히 심오한 분위기를 자아내는데요. 장면, 풍경, 감정 묘사는 얼마나 섬세한지, 글을 읽다보면 마치 뇌 속에서 영화를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을 느낄 수 있습니다. 특유의 담담하고 시니컬한 문체로 저를 홀리게 만들기도 했죠. 게다가 제가 평소 가장 고민하는 삶과 죽음이라는 소재를 다루니 더욱 빠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